"고향에 계신 어머니 당뇨약 어쩌지?" 삼성전자, AI로 선보인 혁신[현장+]


“'어머니가 3시간째 움직임이 없다'고 알림이 왔어요. 스마트싱스(SmartThings) 앱으로 확인해보니 냉장고도 12시간동안 열지 않으셨네요. 무슨 일이 있는지 로봇청소기로 집을 살펴볼까요?”
삼성전자 관계자가 올 6월 출시 예정인 스마트싱스의 '패밀리케어' 서비스를 시연하는 모습이다. 부모님 집에 있는 인공지능(AI) 가전을 이 앱과 연동하니 부모님이 약을 먹어야 할 시간에 조명과 스피커로 안내를 해주고 정수기에선 알약을 삼킬 만큼의 물이 나왔다. 일정 시간 이상 집 안에서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자 자녀에게 알림이 발송됐고 자녀들은 로봇청소기를 움직여 집 안을 살폈다.
14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디지털시티 CX·MDE(고객 중심 디바이스 경험)센터에 마련된 스마트홈 공간에 들어서자 '현서(가명) 왔어?' 하는 음성이 반겼다. 도어락을 열면서부터 조명이 자동으로 켜지고 에어컨과 공기청정기가 작동됐으며 TV와 스피커에선 미리 설정해둔 '손을 씻으라'는 음성 메시지가 나왔다.
삼성전자는 6월 이 같은 기능을 담은 스마트싱스 패밀리케어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나이가 많은 부모님의 생활반경을 타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고 아이가 혼자 귀가하더라도 미리 설정해둔 음성으로 아이를 보살필 수 있게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시니어케어를 중심으로 한 패밀리케어를 처음으로 선보인 뒤 8월과 10월 각각 로봇청소기가 사용자의 위치를 스스로 파악하고 쓰러진 사람을 인지하는 등의 특정 서비스까지 업그레이드 할 방침이다. 신혼부부와 1인가구 등 지역별, 소비자 특성에 맞춘 서비스도 선보인다.

지난 4월 ‘모두를 위한 AI’라는 비전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연결성을 강화한 AI 가전을 선보이고 있다. AI 생태계 기술이 집약된 CX·MDE 센터에서는 헬스·게임·뮤직 3개 공간으로 나눠 상황에 맞는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헬스존에선 직원들이 직접 갤럭시워치를 착용하고 TV에 '삼성헬스' 화면을 띄운 후 직접 운동을 했고, 게임존에서는 디스플레이에 따라 콘솔, PC 등 각기 다른 게임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거쳤다. 뮤직관에서는 자회사 하만 인터내셔널이 지난해 인수한 멀티-룸 오디오 기술 플랫폼 ‘룬(Roon)’을 중심적으로 테스트하고 있었다.
이날 삼성전자는 스마트홈 생태계의 보안에 대해 자신감을 나타냈다. 허태영 CX·MDE 상무는 "삼성 보안플랫폼인 녹스(Knox)가 가전회사 중 최초로 미국안전 인증기관인 UL에서 최고 등급인 '다이아몬드'를 받았다"며 "보안이나 프라이버시를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런 모든 것을 고민해서 세세하게 보안 정책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스마트홈 생태계 확장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구상을 밝혔다. 허 상무는 "실질적으로 고민하고 있고 공개적으로 밝혀진 것은 '갤럭시 링'일 것"이라며 "링 외에도 다양한 기기를 의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재연 디바이스플랫폼센터 부사장은 "갤럭시 폰 뿐 아니라 워치와 링에도 (AI, 스마트홈 경험을) 적용해 소비자들이 새로운 AI 라이프를 구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부터 AI가 최적의 세탁과 건조 코스를 제안해주는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와 AI 기반 사물인식을 갖춘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 냉장고 속 식재료를 관리하는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등 신제품을 잇따라 선보였다.
이날 삼성전자는 AI 사업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하며 AI 리더십을 확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올해 AI 콤보, AI 스팀 등 혁신 가전을 비롯한 AI폰, AI스크린 등 삼성전자 제품에서 ‘AI는 삼성’이라는 고객 신뢰를 얻었다"며 "향후 다양한 AI제품과 솔루션을 선보이며 AI시장에서 입지를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패밀리케어'를 시작으로 부모님 케어뿐 아니라 지역과 시대에 맞는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한다는 목표다. 허 상무는 "부모님 케어를 포함해 1인가구 등에 맞는 (스마트싱스 적용) 시나리오는 다 확보했다"며 "지역별, 시대별로 우선순위가 다르기때문에 지금 한국에서 가장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부분은 시니어케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허 상무는 또 "현재 한국뿐 아니라 지역별로 시나리오를 개발하고 있으며 1인가구가 많은 동남아 과 보안, 에너지 절약이 요구되는 각각의 지역에서 데이터 생산을 하고 있다"며 "향후 이런 서비스에 소비자 캠페인과 마케팅을 연계해서 차근차근 선보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