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이엔지, 1Q 수익성 개선 '성공적'...반도체 낙관론엔 신중


신성이엔지가 수익성 정상화에 시동을 걸었다. 매출과 수주는 주춤했지만 해외 사업의 이익률을 끌어올리고 국내 공장의 가동률을 높여 영업이익은 완연한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신성이엔지는 반도체 호황이 수주와 매출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론에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대신 당초 계획대로 이익개선에 역량을 집중하고, 경영환경이 확실히 개선됐을 때 양질의 수주를 선점할 수 있도록 본연의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신성이엔지는 14일 유튜브 '큐더스스튜디오'를 통해 올해 1분기 실적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진행을 담당한 김신우 경영기획팀 상무는 "(올 1분기) 매출은 직전분기 대비 감소해 다소 아쉽지만 이익의 금액과 이익률은 지난해 3분기를 기점으로 점차 개선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회사의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330억원, 51억원이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0% 늘었으나 직전분기와 비교하면 20.7% 감소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직전분기 대비 각각 21.4%, 24.4% 증가했다. 매출은 분기마다 등락을 반복하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반면,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적자 이후 성장을 지속하는 상반된 추이를 보인다.
클린환경(CE)사업 부문은 매출 1254억원과 영업이익 6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보다 매출은 18.9% 꺾였으나 영업이익이 41.9%로 대폭 올랐다. 영업이익률은 5.3%로, CE사업 부문의 평균 수준으로 정상화됐다.
CE사업 부문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장의 클린룸(고청정공간)과 이차전지 제조시설용 드라이룸(저습공간)을 조성하는 설비를 구축한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등 전방 고객이 공장을 늘릴수록 신성이엔지는 수주 기회를 얻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반도체 호황을 앞두고 클린룸 확보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신성이엔지의 매출은 오히려 전 분기보다 하락했다. 1분기에 고객사의 건설 계획이 일부 중단되며 매출이 감소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김 상무는 "지난해 3분기 이후 점차 재개되고 있는 주요 고객의 프로젝트 중 일부가 1분기에 중단된 문제가 있었다"며 "이 같은 일이 없었다면 지난해 4분기(1548억원) 수준의 매출까지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1분기 말 수주잔액은 지난해 말 4102억원에서 감소한 3726억원이다. 대부분 올해와 내년 상반기에 반영될 물량이며 수주 상황은 지난해보다 개선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다만 신규 수주는 아직 큰 증가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매출, 수주와 달리 수익성은 성장을 이뤘다. 1분기 영업이익은 신성이엔지의 최근 6개 분기 중 가장 큰 규모다. 지난해 20%~30%였던 용인사업장의 가동률이 현재 55%까지 올라왔고, 증평공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가시화되며 이익 개선에 힘을 실었다.
해외사업의 이익률 개선도 영업이익 증가를 이끈 요인이다. 신성이엔지의 해외사업은 지난해 말 기준 전체 CE사업 부문의 매출 절반을 책임질 정도로 확대됐지만, 초기 투자 비용 때문에 영업이익률이 2~3%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1분기 이차전지 드라이룸 사업과 미국, 말레이시아의 신규 반도체 수주로 매출이 증가해 5%의 이익률을 달성했다.
신성이엔지는 올해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하며 이익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다. 김 상무는 "최근 반도체 산업 쪽에서 주요 고객사의 국내외 투자에 관한 얘기가 여러 매체를 통해 나오지만 아직 확정적으로 발표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 섣불리 기대하거나 예측하기 어렵다"며 "향후 고객사의 투자가 진행될 때 수주할 수 있도록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경영환경이 뚜렷하게 개선될 때 수주를 선점할 경쟁력을 갖추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김 상무는 "매출과 이익 성장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좋은 프로젝트를 선점해 수주하는 것"이라며 "오랜 업력과 제품, 기술 및 공사 수행 능력뿐 아니라 설계를 비롯한 제품 다양화 능력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